[ EPL 심층 분석 ] 첼시의 사리볼, 무엇이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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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1-22 21:09
[ EPL 심층 분석 ] 첼시의 사리볼, 무엇이 문제일까?
막강했던 과거의 첼시 (드록바)
뭔가 안된다.
시즌 초반 18연속 무패를 달리며 잘나가던 첼시가 중반기에 들어서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현재 리그 4위로 선두 리버풀과 승점 13점 차이로 사실상 리그 우승 경쟁이 끝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승승장구하던 사리볼은 왜 그 빛을 잃고 있을까?
-플랜B 부재 : 조르지뉴
최근 단점이 부각되고 있는 조르지뉴
축구 감독의 성향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선수에 맞춰 전술을 짜는 것이고, 둘째는 감독의 철학에 맞춰 전술을 짜는 것이다. 나폴리에서 정점을 맛 본 뒤 이번 시즌 첼시 감독으로 부임한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은 자신만의 강력한 축구 철학을 갖고 있다.
사람들은 그의 축구를 '사리볼'이라 부른다.
사리 감독은 플랜 B를 성의 있게 만들기보다 메인 전술을 완벽하게 만드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사리볼이 EPL에 처음 등장한 이번 시즌 초반은 말 그대로 '성공적'이지만, 중반기에 접어든 현재는 EPL 모든 팀들이 첼시의 사리볼에 대한 분석이 되어있고, 이에 첼시의 중반기 성적은 승률 50%를 겨우 넘고 있다.
첼시의 최근 플레이 형태
사리 감독의 철학 속에서는 항상 세명의 미드필더를 역삼각형으로 구성하여 빌드업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핵심은 역시 빌드업 스트럭쳐의 중앙에 있는 조르지뉴다. 현재 그는 빌드업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으며 간결한 패싱 플레이로 팀의 패스 플레이를 원활하게 해주는 윤활유 역할을 맡고 있다.
사리 감독은 나폴리 시절부터 조르지뉴를 중용해왔고, 첼시로 이적하면서 조르지뉴도 함께 데려왔다.
이를 봐도 조르지뉴가 사리볼에서 얼마나 핵심적인 존재인지, 또 사리볼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조르지뉴가 묶여버릴 때, 사리볼에는 여지 없이 오류가 생긴다.
램지에게 맨마킹 당해 고전했던 조르지뉴
첼시는 지난 아스날전에서 2-0으로 패배했는데, 이 경기에서도 조르지뉴는 램지에게 묶여 쉴새 없이 압박을 당했다.
덕분에 첼시의 통로가 막혀 측면으로 볼을 보낼 수 밖에 없었고, 아스날은 이를 미리 알고 있었던 듯 측면에서 타이트한 압박을 펼쳐 첼시의 전개를 어렵게 만들었다.
-플랜B 부재 : 스트라이커
모라타는 현재 리그 5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첼시에는 사리 감독에 썩 맘에 드는 스트라이커가 없다. 모라타는 사리 감독의 눈 밖에 나 다른 팀으로 이적을 준비하고 있고 올리비에 지루 또한 중용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아자르를 제로톱으로 기용하고 있는데, 이는 사리 감독이 나폴리에서 윙어인 메르텐스를 제로톱으로 이용했던 것과 유사한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나폴리에서 제로톱이 성공했던 것과 달리 현재 첼시의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아자르 자체의 기량은 여전히 좋은 폼을 유지하고 있지만, 확실히 과거 측면에서 볼 수 있었던 폭발적인 모습이 많이 줄었다. 그 이유는 가장 타이트한 압박을 받는 스트라이커 존에 아자르가 위치하면서 상대 수비수와 미드필더 모두에게 집중 견제를 받고 있고, 또 결정적으로 아자르가 중원이나 측면으로 표류했을 때 스트라이커 존으로 침투하여 찬스를 만들어주는 선수가 없다.
만약 그 자리에 과거 콘테 시절 때 활약했던 디에고 코스타처럼 전방에서 볼을 잘 키핑할 줄 알고 스스로 슈팅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스트라이커가 있었다면, 아자르가 본래 자신의 무대였던 측면에서 좀 더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그런 스트라이커가 없는 상황. 때문에 아자르가 중앙에서 고전하고 있고, 첼시는 곤잘로 이과인의 영입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아자르 최근5경기 1도움
-플랜B의 부재 : 창의성
창의적인 패스 줄기였던 세스크 파브레가스
또 한가지 아쉬움을 더해주는 것은 창의적인 볼 줄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첼시의 베스트11에서 창의적인 볼 배급을 할 수 있는 선수는 냉철하게 후방에 있는 다비드 루이즈 말고는 없다. 코바시치는 원투 패스를 주고 받으며 저돌적으로 직접 파고드는 스타일이고, 캉테는 창의적인 패스 플레이와는 거리가 멀다. 또 조르지뉴도 창의적인 패스보단 짧은 패스와 좌우 측면으로 벌리는 형식적인 롱패스에 능한 편이다. 여기서 생각나는게 바로 세스크 파브레가스인데, 파브레가스는 아쉽게도 사리볼에서 중용되지 못하고 모나코로 떠난 상황이다.
나이가 들어서라기보다 사리볼의 철학이 담긴 경쟁 속에서 밀렸다. 앞서 말했다시피 사리볼의 세 미드필더의 역할은 정해져있다. 파브레가스는 코바시치나 캉테처럼 빠르지 않고 체력도 많이 떨어진 상태라 전방과 후방을 오가며 왕성한 플레이 하기에 부적합했다. 또 조르지뉴가 맡고 있는 역할에서는 충분히 활약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지만, 사리 감독은 나폴리 시절부터 조르지뉴를 깊게 신뢰하고 있다. 사리 감독의 특성 중 하나가 바로 쓰던 선수를 계속 쓰는 것인데, 그것이 현재 나폴리의 이과인과 이적 얘기가 계속해서 오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그의 철학을 증명하기 위해서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축구에서 정답은 없다. 하지만 좀 더 나은 길은 있다. 그것은 바로 승리를 위한 길이다.
항상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 그가 걷는 길이 꽃 길일지 아닐지, 앞으로 남은 첼시의 행보가 기대된다.
*첼시 1~2월 경기 일정
01.24 vs 토트넘(H)
01.27 vs 셰필드(H)
01.30 vs 본머스(A)
02.02 vs 허더즈(H)
02.10 vs 맨시티(A)
02.14 vs 말뫼(A)
02.21 vs 말뫼(H)
02.24 vs 브라이튼(H)
02.27 vs 토트넘(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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